[1] mRNA는 1961년에 발견된 이후 학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 Brenner, S., Jacob, F. & Meselson, M. An unstable intermediate carrying information from genes to ribosomes for protein synthesis.
* Nature 190, 576–581 (1961)
[2] 머리글자 m은 메신저의(전달자) 약자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정보를 세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생명체가 메신저 RNA를 이용해서 단백질을 만들어냅니다.
[3]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mRNA를 이용해 생명체에게 필요한 거의 모든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 덕에 mRNA의 연구가 인류를 수많은 질병에서 해방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기술은 인류를 당장 구원할 것만 같았죠.
[4] 하지만 2005년까지도 mRNA를 이용해 단백질을 만드는 연구는 진전이 없었습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mRNA를 실험용 쥐에 주입하면,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켰기 때문이었죠. 이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 "DNA and RNA stimulate the mammalian innate immune system through activation of Toll-like receptors(TLRs)."
* Immunity, Vol. 23, 165–175, August, 2005, Copyright ©2005 by Elsevier Inc.
[5] 모든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매우 많은 mRNA를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미량의 mRNA가 세포에 들어오면 감쪽같이 이 물질을 알아채서 거부반응이 일어났습니다. 이 문제로 인해 수많은 학자들이 mRNA 연구에 등을 돌렸습니다.
[6] 하지만 카탈린 카리코와 드루 와이즈만 등의 학자들은 mRNA를 포기하지 않고 연구했고 마침내 이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인 방법을 2005년에 발표합니다.
[7] 여기 네 종류의 분자 조각이 있습니다. 이 분자들은 구조적으로 복잡한 만큼 이름도 복잡하기 때문에, 머리글자를 딴 알파벳으로 부릅니다. 메신저 RNA는 이러한 네 종류의 조각이 길게 연결된 사슬입니다. 이 형태 또한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mRNA는 흔히 네 개의 알파벳을 나열해 표현합니다. 마치 해독이 필요한 암호처럼 말이죠.
[8] 하지만 이런 단순한 표현은 현실을 바라보기 어렵게 만듭니다. mRNA를 구성하는 각각의 물질들은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9] 다행히도 카리코와 와이즈만은 이 복잡성을 인식하고 mRNA의 구성물질들을 아주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조성이 다른 물질로 교체했습니다. 변경된 물질엔 탄소 한 개와 수소 세 개가 존재하는 것이 주요한 특징이었죠. 이러한 구조적 변경을 메틸화라고 부릅니다.
- "We show that RNA signals through human TLR3, TLR7, and TLR8, but incorporation of of modified nucleosides m5C, m6A, m5U, s2U, or pseudouridine ablates activity."
* Immunity, Vol. 23, 165–175, August, 2005, Copyright ©2005 by Elsevier Inc.
[10] 그리고 놀랍게도 메틸화된 메신저 RNA, 즉 변형된(modified) mRNA는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동물 세포는 메틸화된 mRNA를 생산하고 있었고, 이전의 실험들은 메틸화되지 않은 물질을 주입했기 때문에 면역 반응이 일어난 것으로 판명되었죠. 인류를 바이러스로부터 구원할 가능성은 이렇게 분자 몇 개를 교체하는 작업에서 시작됐습니다.
- "We conclude that nucleoside modifications suppress the the potential of RNA to activate DCs. The innate immune system may therefore detect RNA lacking nucleoside modification as a means of selectively responding to bacteria or necrotic tissue."
- "Nucleoside modification is the foundation of the most ancient "immune" mechanism. Bacteria methylate selected nucleosides in their own genome, which enables them to distinguish and destroy an invader's unmodified DNA with restriction enzymes."
* Immunity, Vol. 23, 165–175, August, 2005, Copyright ©2005 by Elsevier Inc.
[11] 카리코와 와이즈만이 알아낸 변형된 mRNA는 몇 년 후에야 빛을 보기 시작합니다. 두 사람의 논문에 관심을 가졌던 데릭 로시와 몇몇 사람들은 2010년 소규모 벤처회사를 차리고(LS18), 조금 후에 회사명을 바꿉니다. 그 회사는 바로 모더나입니다. 모더나는 그 이름에 걸맞게 태생부터 변형된 mRNA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 "Noubar Afeyan meets with Bob Langer and Derrick Rossi to review recent data on the use of chemically modified mRNA to reprogram adult human fibroblast cells into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following protocol of Prof. Yamanaka."
- "LS18 renames itself Moderna Therapeutics."
* https://www.flagshippioneering.com/companies/moderna
[12] 한편 독일에서는 사힌이라는 과학자가 2008년 바이오앤텍이라는 기업을 만들고, 카리코를 부사장으로 영입합니다(2013). 그리고 또 다른 기술적 혁신들이 일어납니다.
[13] 사실 메신저 RNA를 메틸화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메신저 RNA가 거부반응 없이 세포에 성공적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단백질이 충분히 생산되지 않는다면 이 기술은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카리코와 사힌은 2014년 네이처 리뷰를 통해 메신저 RNA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네 가지 추가적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 "Substantial efforts have been invested in modifying structural elements of the IVT mRNA — notably the 5′ cap, 5′‑ and 3′‑UTRs, the coding region, and the poly(A) tail — to systematically improve its intracellular stability and translational efficiency."
* mRNA-based therapeutics — developing a new class of drugs © 2014 Macmillan Publishers Limited. All rights reserved
[14] 이 장치는 생명의 코덱스입니다. 바로 여기에 메신저 RNA를 생명체가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겨있죠.
[15] 예를 들어 AUG는 단백질 생산을 시작하라는 명령인 동시에 메싸이오닌이라 불리는 아미노산을 가져오라는 명령이기도 합니다. 단백질의 생산은 AUG로 시작됩니다.
[16] 그다음에 있는 AGU는 세린을 붙이라는 명령입니다. 그 뒤를 잇는 CUA는 류신이라는 아미노산을 붙이라는 명령이죠. 여기서 우리는 세 개의 알파벳이 하나의 아미노산을 지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세 개의 알파벳을 코돈이라 부릅니다. 이렇게 생명체는 코돈의 명령에 따라 다양한 단백질을 만들어냅니다. 코돈의 지시를 통해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영역은 CDS라고 부릅니다.
[17] 이제 우리는 메신저 RNA의 효과를 높이는 첫 번째 전략을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지식을 가졌습니다.
[18] CDS는 매우 민감하게 작동하는 부위입니다. CUA와 CUG는 둘 다 류신이라는 아미노산을 지시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CUA보다 CUG 코돈을 6배 더 많이 사용합니다. 같은 아미노산을 지시하는 두 개의 코돈이라 해도 더 자주 쓰이는 코돈을 사용할 때 단백질이 더 잘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CUA 코돈의 A 부분을 G로 교체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항을 고려하여 mRNA를 제조하는 것이 바로 코돈 최적화입니다.
- "Codon composition is known to affect translation efficiency. Replacing rare codons with synonymous frequent codons improves translational yield because reuse of the same tRNA accelerates translation owing to amino-acylation of tRNAs in the vicinity of the ribosomes."
* mRNA-based therapeutics — developing a new class of drugs © 2014 Macmillan Publishers Limited. All rights reserved
[19] 두 번째 해결책은 CDS의 양 끝에 위치한 UTR이라 불리는 영역의 조정입니다. 이 영역은 그 이름이 말해주듯 단백질로 번역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UTR의 서열이 단백질의 생산을 조절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의 번역이 끝나는 부분의 UTR에 특정 서열을 추가하면 단백질이 안정적으로 생산됩니다.
- "For example, many IVT mRNAs contain the 3ʹ-UTRs of α- and β-globin mRNAs that harbour several sequence elements that increase the stability and translation of mRNA. The stabilizing effect of human β-globin 3ʹ-UTR sequences is further augmented by using two human β-globin 3ʹ-UTRs arranged in a head‑to‑tail orientation."
* mRNA-based therapeutics — developing a new class of drugs © 2014 Macmillan Publishers Limited. All rights reserved
[20] 세 번째 해결책은 UTR 앞에 존재하는 CAP이라 불리는 머리 부분의 조정입니다. 이 영역에는 특정 부위가 메틸화되어있고 세 개의 인산이 달려있는 G가 존재할 때 단백질이 활발하게 만들어집니다. 단백질 번역개시인자가 이런 구조를 가진 분자에 잘 붙기 때문이죠.
- "Robust translation of mRNA requires a functional 5ʹcap structure. Natural eukaryotic mRNA has a 7‑methylguanosine (m7G) cap linked to the mRNA during the transcription process by a 5ʹ‑5ʹ‑triphosphate bridge (ppp) (m7GpppN structure). Binding of the 5ʹ cap to eukaryotic translation initiation factor 4E (EIF4E) is crucial for efficient translation, whereas its binding to the mRNA decapping enzymes DCP1, DCP2 or DCPS regulates mRNA decay."
* mRNA-based therapeutics — developing a new class of drugs © 2014 Macmillan Publishers Limited. All rights reserved
[21] 마지막 해결책은 mRNA의 꼬리 부분에 다른 물질 없이 오직 A로만 이루어진 긴 사슬을 붙이는 것입니다. 약 120개에서 150개의 A로 이루어진 꼬리는 단백질 생산 효율과 안정성을 높입니다.
- "Analyses in DCs demonstrated that the 3′ end of the poly(A) tail should not be masked by additional bases and that the optimal length of the
poly(A) tail is between 120 and 150 nucleotides."
* mRNA-based therapeutics — developing a new class of drugs © 2014 Macmillan Publishers Limited. All rights reserved
[22] 이렇게 메신저 RNA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백질을 생산하는 원리를 단순히 이해하는 것 이상을 요구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만들어진 변형된 메신저 RNA가 세포 안에 성공적으로 들어와야만 하죠.
[23] 지질 나노입자라 불리는 여러 종류의 지질 혼합물이 바로 이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 나노입자는 이중으로 RNA를 감싸서 분해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세포 안으로 RNA가 유입되는 것을 돕습니다.
[24] 지질 나노입자가 수지상세포에 잘 유입되는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수지상세포는 면역반응을 돕는 핵심적인 세포입니다. RNA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내면 수지상세포는 이 단백질을 가공하여 우리 몸의 면역 세포들에게 전달합니다. 일종의 선행학습인 셈이죠.
* https://www.ft.com/content/b2978026-4bc2-439c-a561-a1972eeba940
[25] 지난 10년간 모더나와 바이오엔텍은 RNA를 최적화하고 나노입자로 이것을 포장하는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과학자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서열을 워드 파일로 모더나에 보냈을 때, 모더나의 직원들은 단 이틀만에 백신 설계를 끝낼 수 있었죠. 결론적으로, 우리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26] 모더나와 바이오앤텍의 백신은 mRNA 기술이 가진 가능성의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27] 수많은 종류의 백신과 치료제는 근본적으로 코로나 백신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만들고 싶은 단백질의 서열을 알기만 하면, CDS를 교체하고 최적화한 후, 적절한 나노입자로 포장하면 끝이기 때문입니다. 모더나는 이러한 개발 플랫폼에 'mRNA OS'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규격화된 플랫폼 덕분에 새로운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속도는 전례 없이 빨라질 것입니다.
[28] 팬데믹의 경험과 백신 공급 부족은 모든 나라에게 백신 국산화 기술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한국의 mRNA 기술은 3년 정도 뒤쳐져 있습니다. 이 격차를 해소하고자 대한민국 정부는 mRNA 기술 확보를 위한 지원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올바른 결정입니다. 미국은 코로나 19 백신을 위해 12조 원을 제약회사에 투입했고, 모더나는 1조 7000억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리고 모더나는 창립 11년 만에 시가총액 100조 원을 가뿐히 넘었습니다.
* https://www.msit.go.kr/bbs/view.do?sCode=user&mId=113&mPid=112&pageIndex=2&bbsSeqNo=94&nttSeqNo=3180405&searchOpt=ALL&searchTxt=
[29]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습니다. mRNA 기술을 포기하지 않고 연구했던 카리코와 와이즈만은 많은 사람을 살렸고, 올해 노벨상을 받을 확률이 아주 높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학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연구할 수 있게 기초과학에 많은 예산이 배정되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 Reference
- Immunity, Vol. 23, 165–175, August, 2005, Copyright ©2005 by Elsevier Inc.
- mRNA-based therapeutics — developing a new class of drugs © 2014 Macmillan Publishers Limited. All rights reserved
​​​​​​​- BioINpro 2021.Vol.92 ©Biotech Policy Research Center
- Control of human beta-globin mRNA stability and its impact on beta-thalassemia phenotype. ©2011 Ferrata Storti Foundation.
- mRNA cap regulation in mammalian cell function and fate. Volume 1862, Issue 3, March 2019, Pages 270-279. © 2018 The Authors. Published by Elsevier B.V.
- A Nucleolin-Binding 3' Untranslated Region Element Stabilizes beta-Globin mRNA In Vivo. MOLECULAR AND CELLULAR BIOLOGY, Mar. 2006, p. 2419–2429. © 2006, 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 All Rights Reserved.
- Concise Review: Application of In Vitro Transcribed Messenger RNA for Cellular Engineering and Reprogramming: Progress and Challenges. © AlphaMed Press. 1066-5099/2016
- Phosphorothioate cap analogs increase stability and translational efficiency of RNA vaccines in immature dendritic cells and induce superior immune responses in vivo. Gene Therapy (2010) 17, 961–971. © 2010 Macmillan Publishers Limited All rights reserved 0969-71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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